국민연금 9.5% 시대 개막…'자동조정장치'가 노후 안전판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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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20일 수년간의 논의 끝에 국민연금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올해부터 국민연금 제도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개정안에 따라 보험료율은 기존 9%에서 13%까지 단계적으로 인상되고, 노후에 받는 연금 수준을 나타내는 소득대체율은 40%에서 43%로 높아졌다. 보험료율은 올해 1월 9.5%를 시작으로 향후 8년간 매년 0.5%포인트씩 인상되는 ‘슬로우 스텝’ 방식이 적용된다.
다만 이번 개편이 ‘더 내고 더 받는’ 모수 조정에 그친 만큼, 연금 재정의 장기적 안정성을 담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금 고갈 우려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려면 구조적 개혁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12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성균관대 이항석 교수는 최근 발간된 ‘연금포럼 2025 겨울호’에 실린 보고서에서 인구 구조와 경제 여건 변화에 따라 연금액이나 수급 조건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자동조정장치(AAM)’ 도입이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핵심 해법이라고 제시했다. 자동조정장치는 정치적 합의나 반복적인 법 개정 없이 기대수명, 가입자 수, 경제성장률 등 객관적 지표를 반영해 연금 제도를 스스로 보정하는 장치다.
이 교수는 여러 유형의 자동조정장치를 분석한 결과, 일본이 채택한 ‘거시경제 지수화’ 방식이 한국에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이 방식은 가입자 감소나 기대수명 증가 같은 인구 변화가 연금액 산정에 자동 반영되도록 설계돼 있다. 시뮬레이션 결과, 노동력 감소와 장수 위험이라는 이중 위기 속에서도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세대 부담을 상대적으로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독일·캐나다식의 법정 은퇴연령 조정 방식은 재정 안정 효과는 크지만, 현역 세대의 부담과 후생 손실이 크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한편 보험료 인상으로 자영업자와 프리랜서 등 지역가입자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직장가입자는 보험료 인상분의 절반을 회사가 부담하지만, 지역가입자는 전액을 본인이 내야 한다. 월 소득 300만원 기준으로 올해부터 연간 약 18만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하며, 보험료율이 13%에 도달하면 부담은 더 늘어난다. 정부는 납부예외 제도와 저소득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 사업을 통해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개혁이 성공하려면 단순한 수치 조정을 넘어 자동조정장치 도입 여부를 포함한 구조적 보완과 사회적 합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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