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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 피하다 다친 미등록 이주노동자…법원 "업무상 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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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서 일하다 출입국 단속을 피해 도주하던 중 다친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산업재해를 인정받기 위해 제기한 재판 1심에서 산재를 인정받았다.


이주민 지원 단체들은 근로복지공단에 법원 결정을 수용하고, 단속을 피하다 발생한 사고의 산재 인정을 제한하는 업무처리요령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29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지법은 지난 22일 스리랑카 국적 이주노동자 이랑가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이랑가씨는 2024년 6월 20일 경북 경주의 한 사업장에서 울산·대구 출입국외국인사무소의 합동 단속을 피하다 다리가 부러지고 발목 인대를 다쳤다.


이후 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불승인 처분을 받았고, 심사청구도 기각되자 지난해 4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공단은 '불법체류자 단속 피신 중 발생한 사고의 업무처리요령'에 따라 사업주의 도주 지시나 단속 대처 교육이 없었다는 등의 이유로 요양을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이랑가씨의 피신에 대해 "자기 자신을 위한 행위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미등록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가 받을 벌금 등 불이익을 회피하기 위한 행위이기도 하다"고 판단했다.


또 사고 당시 직접적인 도주 지시가 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평소 사업장 내에서 단속에 대비한 포괄적인 도주 지침이 제시됐고 근로자들의 단속 관련 정보 공유와 밧줄 설치도 묵인됐다는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그러면서 "근로계약에 의한 업무를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업무상 재해로 봄이 타당하다"며 근로복지공단의 요양불승인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울산·경북이주공동대응회의와 '사람이왔다_이주노동자차별철폐네트워크'는 이날 성명에서 "차별적 법 적용으로 적절한 치료가 가로막혔고 건강보험도 적용되지 않는 재해자가 막대한 치료비를 부담하며 경제적,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단은 법원의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즉시 산재를 인정하라"며 "차별적인 업무처리요령을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장지현 기자 (jjang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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